백광균
[연합포스트=고전산책 김찬우 ] 화이트 헤드는 “서양 철학은 플라토의 각주”라고 말한 걸 보면 실로 대단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대화의 주도자는 소크라테스이고, 케팔로스와 트라시마코스,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가 대화자로 참여한다.

플라톤의 『국가』는 총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된 철학적 대작으로, 인간의 올바름, 즉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의로 시작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정의를 매우 즉물적인 개념으로 간주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늘날 한국인들이 정의를 'justice' 또는 '義'로 간주하여 도덕적이고 추상적인 차원에서 깊이 성찰하려는 태도와 대조적이다. 이들에게 정의는 각자에게 적절한 몫을 주고, 빚을 갚는 실제 행위, 그리고 친구와 적을 대할 때의 자세로 이해되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인간 개개인의 정신세계를 사회의 거울로 삼아 정의를 설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작은 개인을 조망하는 것보다 큰 사회의 동력을 이해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플라톤은 당시 영향력이 컸던 소피스트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영혼의 개념을 도입, 정의 추구의 본질적 가치를 역설했다. 소피스트들은 정의가 인간에게 본질적인 이익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기 난감했지만, 플라톤은 영혼을 매개로 정의의 의미를 심화시켰다.
나아가 플라톤은 정의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잘하고, 약속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서, 개인과 사회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혼이 지혜, 용기, 절제라는 세 가지 능력을 가짐을 강조하며, 정의가 개인적 만족을 넘어 사회적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별개로 가치 있는 것임을 설파한다. 플라톤은 사람들이 태어날 때 특정 덕목에 대한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는 점을 기반으로 사회를 조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국가를 세 계급인 지배자, 군인, 생산자로 나누어, 각자가 자신의 덕목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소 정의로운 사회가 구축된다고 보았다.
또한, 플라톤은 철학자가 지혜롭기로 가장 월등하다고 여기며, 그들이 다른 계층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플라톤의 관점은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 아테네 사회의 혼란과 스파르타의 집단주의적 사회 체제에 대한 관심에서 발현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최후 작품에서는 스파르타의 파멸을 반영하여, 처음의 집단 중심적 원리에서 한 발 물러서고 있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국가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